문수보살은 유마(維摩) 경전과의 문답에 의해 석가의 제자 중에서도 지혜가 제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코끼리를 타는 보현보살과 함께 석가의 협사(脇士)로서 잘 알려져 있다. 그 모습은 사자를 타고, 독특한 상투(1상투・5상투・6상투・8상투)를 땋은 동자(童子) 형으로 표현되지만, 그 밖에도 젖먹이나 중 모습 등의 작품 예가 있어서 넓게 신앙받고 있다.
본 그림은 5상투를 땋은 동자 문수보살로, 얼굴은 어릴 적 모습을 남기면서도 늠름하게, 몸의 살집도 소년답고 포동포동한 부드러운 표현을 하고 있다. 왼손에는 파랑 연꽃(優鉢羅), 오른손에는 경권을 바쳐들고 있는 모습으로, 몸에 걸친 옷 끝에는 분명히 송나라 화풍의 섭취를 엿볼 수 있다.
문수보살 사방에는 사천왕이 배치되어 있으며, 우측 아래가 지국천왕, 좌측 아래가 증장천왕, 좌측 위는 광목천왕, 우측 위는 다문천왕이다.
문수보살은 두상에 천개(天蓋)를 얹히고, 게다가 그 위에 구요성(九曜星)을 배치하고 있다. 이 구요성은 성수(星宿)안의 북두칠성을 존상화한 칠요일에, 나후성(羅睺星)과 계도성(計都星)을 넣어 구요성이라 하며, 흰색 원상 안에 여러 존상을 그리고 있다. 그 배치는 우선 중앙에 목요일(관리인 모습)을 포착해 놓고, 그 윗쪽 좌우에 일요일과 월요일, 아래쪽 좌우에 수요일과 금요일, 그리고 외측에 화요일(분노 모습) 토요일(노인 모습), 및 나후성, 계도성을 둔다.
치수는 세로 130.9cm, 가로 45.9cm이며, 약간 거친면 비단에 그려져 있고, 문수보살과 성수가 동일 화면에 표현되는 예는 그다지 없으며, 전대(前代)의 불화(仏画) 양식을 근거로 하면서 새로운 양식을 가세한 보기 드문 만다라이다. 이러한 특징에서 본 그림의 제작은 가마쿠라(鎌倉:1192-1333)시대 중기 무렵으로 생각되며, 만토쿠지(萬徳寺)의 불화 중에서도 특히 이채(異彩)를 발하는 뛰어난 한 폭이다.